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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천 PLAN/자본주의 멘탈

세상은 공정하지않다

by 월천따박 2022. 9. 4.

'공정'은 MZ세대(밀레니얼세대+ Z세대:1990~2000년대 출생)들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주제 중 하나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공정이란 단어가 더욱 유행하기 시작했을지 모른다.

공정은 언제부턴가 능력주의를 포장하는 외피로 작동한다. 출발선이 달라도 과정이 공정하면 감수하고 순응하라니. 능력주의는 특권과 반칙을 혁파하자고 시작됐으나 또 다른 특권과 반칙을 부르는 역설에 놓였다. ‘갖고 태어나게는’ 못해도 ‘만들어줄 수는’ 있는 사실상의 능력 세습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은 어쩌면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게 아닐까. 공정으로 분칠한 능력주의는 기회의 불평등을 은폐하고 결과의 부정의를 옹호하는 쪽으로 작동할 위험이 크다.

‘능력껏 일하고 먹는다(보상받고 인정받는다)’는 능력주의의 취지는 어느 틈에 ‘능력에 따라 격차를 벌리고 차별을 감수한다’는 서열주의적 세계관으로 현실화했다. 양극화조차 당연해져버렸다.

능력주의를 표방하며 자신이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실제 더 불공정하고 편향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믿는 착각 때문이다. 착각이 확신을 부르고 확신이 경계심을 풀어버린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이 가능하리라 믿은 것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순진했던 걸까 오만했던 걸까.

평등과 공정, 정의의 슬로건은 애초 한 칸씩 옮겨서 추구됐어야 했다. 기회의 공정, 과정의 정의, 결과의 평등으로 말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기득권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세상이 평평해지는 것이다. 세상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이들이다.

한겨례21 - ㅍ

 

매우 이상적인 나라다

우리는 기회의 공정, 과정의 정의, 결과의 평등한 나라에서 살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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