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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4월 고용 보고서에 하락…나스닥 1.40%↓마감
뉴욕증시는 4월 고용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며 하락했다.
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8.60포인트(0.30%) 하락한 32,899.3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53포인트(0.57%) 떨어진 4,123.3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73.03포인트(1.40%) 밀린 12,144.66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6주 연속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5주 연속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10%가량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4%가량, 나스닥지수는 23%가량 밀렸다.
투자자들은 고용지표와 국채금리, 기업 실적 발표 등을 주시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속도를 가늠할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왔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42만8천 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0만 명 증가를 소폭 웃돌았다.
2월 고용은 75만 명에서 71만4천 명 증가로, 3월 고용은 43만1천 명에서 42만8천 명 증가로 다소 하향 수정됐다.
4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3.6%로 집계됐고, 시장의 예상치인 3.5%보다는 소폭 올랐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2%로 팬데믹 이전보다 여전히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4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10달러(0.31%) 오른 31.85달러를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5.46% 올랐다. 시간당 임금 상승세는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부문이다.
장기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상승한 반면, 단기 국채금리는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3.13%까지 올라 2018년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64%까지 하락해 장단기 금리 방향이 엇갈렸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5bp 금리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고 언급했으나 앞으로 두 번의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이 검토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연준이 당분간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으로 경기가 가파르게 둔화하는 경착륙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연준은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시장의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연준이 이미 신호를 보낸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의 선제 안내를 따라가면서 중립 금리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계속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과 중국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공급망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며 "공급 제약이 빠르게 풀리면 정책을 중립으로 되돌리거나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약간만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위원이다.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부진했다.
스포츠의류업체 언더아머는 예상치를 밑돈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는 23% 이상 폭락했다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의 주가는 매출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손실이 예상 보다 악화했다는 소식에 장중 10% 이상 하락했으나 낙폭을 줄여 1.4%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스포츠 베팅업체 드래프트킹스의 주가는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햄버거 업체 쉑쉑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다음 분기 예상 전망치에 대한 실망에 2% 이상 하락했다.
핀테크 업체 블록의 주가는 매출과 순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도 0.7%가량 올랐다.
우주탐사 기업 버진갤럭틱의 주가는 상업 비행 개시 시점을 내년 1분기로 미루기로 했다는 소식에 9% 이상 하락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주가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혈전 부작용 위험을 이유로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는 소식에 0.2%가량 하락했다.
S&P500 지수 내 에너지와 유틸리티 업종만이 오르고, 나머지 9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자재(소재), 임의소비재, 통신, 부동산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이 결국 성장을 둔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카우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우려했던 것보다 덜 매파적이었던 모습에 나타났던 주식과 채권 시장의 안도 랠리는 단기에 그쳤다"라며 "공격적인 75bp 금리 인상이 테이블에서 내려왔지만 예정된 긴축 사이클은 여전히 매파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급등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성장을 둔화시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라고 말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알타프 카삼 EMEA 투자 전략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그동안 시장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더 걱정하는지 아니면 성장 둔화를 걱정하는지 균형을 잡으려 애써왔으나 최근 시장은 그들이 인플레이션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고 하면 이는 분명 주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1포인트(3.24%) 하락한 30.19를 기록했다.
현실로 다가온 ‘R’의 공포… “리세션 피할 확률 33%뿐”
파월이 말하는 ‘연착륙’ 가능할까 의구심 커져
”투자자들은 현실로 돌아가라”
연준 ‘빅스텝’ 하루만에 시장 ‘급랭’
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놀란 표정으로 시세판을 올려다보고 있다. 뉴욕 증시는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결정에 뒤늦게 반응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3%대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4.99% 폭락했다. /
5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가 폭락한 것은 경제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착륙’ 발언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날 연준이 22년 만에 단행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에 “예상했던 일”이라고 안도했지만, 연내 2번 더 ‘빅스텝’에 나서겠다는 파월의 속도전에 “너무 지나치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연착륙을 향한 파월의 계기판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1분기 미국 성장률은 -1.4%(연율)로 코로나 사태 초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3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Recession)를 피할 확률은 33%뿐”이라고 했다. 나머지는 약한 침체와 심한 침체가 각각 33% 확률이라고 예견했다.
◇현실로 다가온 ‘R’의 공포
작년 말부터 시장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연준의 움직임은 느렸다. 지난 3월에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대응에 나섰다. 급해진 연준은 지난 4일 ‘빅스텝’까지 동원했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늦었다고 본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 2년간 연준이 푼 돈은 약 4조8000억 달러(약 6000조원)에 달한다. 이렇게 풀린 돈의 힘으로 주가, 집값 등 자산 가격이 치솟았는데 뒤늦게 물가 상승세를 꺾겠다고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오히려 경기 침체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실업률을 봤을 때 향후 24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확률이 매우 높다”고 했다. 경제학자들은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 리세션(경기 침체)이라 진단하지만, 미국 경기 판단 기관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고용과 국내총생산(GDP), 임금, 산업생산 등 거시 경제 지표를 종합적으로 보고 경제 전반에 걸쳐 몇 개월 이상 활동이 현저히 감소하면 침체를 선언한다.
일단 무역과 성장률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하지 못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5일 노동부는 1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7.5%(연율) 하락, 75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임금은 올랐지만, 생산 활동이 그에 걸맞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13년 만에 최고치인 5.27%를 기록,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CNN은 미국 경제가 1980년대 초반 겪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로 휘청였던 경제가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침체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다.
◇시장은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시장은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달부터 “(현재 4100 선인) S&P500 지수가 4000 선을 훨씬 밑돌게 된다”며 하락장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주식과 채권 비율을 줄이고, 원자재와 현금 등으로 다변화해 변동성이 커지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1일(현지 시각) 발표되는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쏠린다. 1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3월과 마찬가지로 8% 이상 오른 것으로 나오겠지만,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전달 대비로는 꺾이기 시작하는 징후가 나타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물가가 꺾이는데도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속도를 계속 높인다면 경기 침체는 피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증폭될 것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잡았지만, 지금은 연준의 금리 인상만으론 인플레를 잡을 수 없다는 비관론도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 코로나로 인한 중국 물류 차질 등은 금리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 요인이기 때문이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냉전 시대가 다시 왔다”면서 “이런 상태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고, 앞으로 에너지와 곡물, 상품 시장이 커다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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