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높을수록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부자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고소득자가 저소득자에 비해 더 장수한다는 통계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의 수명이 짧은 데에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부분 이외에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경제적 여건이 인간의 DNA와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하나은행 1Q블로그와 함께 경제적 환경이 우리의 DNA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입니다. 80.7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평균 기대수명보다 2년 더 높은 수치인데요. 눈에 띄는 점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이 꽤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20% 인구의 기대수명은 85.1세, 건강수명은 72.2세였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20% 인구의 기대수명은 78.6세, 건강수명은 60.9세로 나타났는데요.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6년 더 오래, 11년 더 건강하게 산다는 뜻입니다.
경제 수준에 따른 수명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 의하면,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기대수명 차이는 2004년 6.24세에서 2017년 6.48세로 0.24세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 더욱 심화돼 2030년에는 6.73살까지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적 여건’과 ‘인간의 수명’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더 근본적으로 밝혀낸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부와 가난이 인간의 수명 DNA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스탠퍼드대 알린 제로니무스 교수 연구팀은 미국 디트로이트 지역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DNA 텔로미어가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에 비해 더 짧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 위치해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텔로미어가 길수록 수명도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디트로이트는 오랜 기간 세계 자동차 공업의 중심지였으며, 미국을 상징하는 산업도시였는데요. 하지만 미국 자동차 산업이 불황을 맞으면서 시 당국이 파산을 선언했고, 지금은 ‘가난한 도시’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죠. 디트로이트에서 텔로미어 길이가 가장 짧은 부류는 백인 빈곤층이었는데요. 일자리 감소 등으로 인한 가난 스트레스가 DNA에 지속적으로 상처를 입혀 텔로미어를 짧아지게 만들었다는 분석입니다.
단, 비슷한 소득 수준의 흑인 거주자들과 멕시코 이민자들은 상대적으로 긴 텔로미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이들은 빈부격차와 무관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고, 백인보다 가난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가난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건강·노화연구실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적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60~64세에 이르면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되는 호르몬의 균형이 크게 무너진다고 합니다. 경제력의 차이가 사람의 호르몬 관리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가난 스트레스가 우리의 건강을 공격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텔로미어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대학 의학교수인 딘 오니쉬 박사는 무엇보다도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다가, 가벼운 움직임을 통해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는 사이클을 수차례 반복하는 게 좋은데요.
이 과정에서 신체 손상은 최소화하면서도 텔로미어 길이를 연장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마라톤이나 축구와 같이 에너지를 과도하게 쓰는 운동을 오랜 시간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신체 노화를 촉진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좋은 식단도 중요한데요. 최대한 원시시대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동물성 단백질과 유기농 채소 위주로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정제된 지방이나 설탕을 사용한 가공식품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죠? 유제품을 자제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도 있습니다. 우유 속 카제인과 락토스는 우리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은데요. 오늘 소개해드린 내용을 참고하셔서 스트레스 없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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